최근 읽어본 책입니다. 일본판으로는 96,7년도에 나온 작품이로군요.
작가님은 이 작품으로 소학관 만화상을 타셨다고 하니!!
꽤 대단한 작품입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못생기고 뚱뚱하고 착한것 외에 장점이 없는 평범한 소녀 [마쿠라노 유리]입니다. 그런 유리에게 불행한 일이 연속!! 대학에 떨어지고 남자친구에게도 차이고 결국 단 하나의 혈육이었던 할머니마저 돌아가시고 맙니다. 그러나 마지막 할머니의 유언은 유리의 생모가 사실은 대 여배우 [하나이 쇼코]라고 밝혀주고, 의지할곳 없는 유리는 엄마라는 그 사람에게 찾아가죠. 그러나 도착한 곳에 엄마는 없고, 왠 미인들이 주르륵 3명이나! 그들은 모두 엄마의 자식들이었던 것입니다. 첫째언니인 [후요우]. 둘째오빠인 [스미레]. 셋째동생인 [아오이]. 거기다 엄마라는 사람도 유리를 가정부 취급... 결국 그들은 생긴것도 특출난 미인들이지만, 성격도 매우 특출나서 못생기고 평범한 유리에게는 도저히 따라갈수가 없습니다. 그런 가족 가운데서 열심히 살아가게 되는 유리의 모습을 그린 만화책이죠.
보통 순정만화의 주인공이란 어딘지 모르게 가련하고 (요즘은 거의 활발명랑고집불통이지만서도) 미인이라는 설정이지만, 이 만화책의 유리는 얼굴에 주근깨가 가득하고, 뚱뚱하고 자기 콤플렉스에 가득 싸여있는 그야말로 평범한 여자아이입니다. 그런 유리가 미인들이 가득한 저택에서 거의 가정부처럼 살고, 스미레와 아오이에게 맨날 못생겼다고 구박받으면서도 천성의 상냥함으로 그것을 모두 받아들여 그 집안에서의 외로운 사람들을 따뜻하게 감싸안는다는 느낌입니다.
이 만화책을 보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역시 하나이 집안의 가족구성과 가치관이었습니다. 정말 무슨 콩가루집안 처럼 여배우인 엄마가 바람피워서 낳은 자식이 3명. 그 자식들만 모아서 살아가는데, 성격들도 정말 너무 가지각색이라서 말이죠. 후요우는 영화광에 그야말로 아가씨, 말발과 기세가 세죠. 스미레는 혼혈의 파란눈을 항상 썬그라스로 가리고 다니는데 술만 먹으면 여자에게 친절해지고, 평소엔 맨날 유리한테 못생겼다고 구박합니다. 그리고 아오이는 여자처럼 머리가 길고 아름다운 외견의 남자앤데 스미레를 짝사랑하고 있습니다..(-ㅅ-); 유리가 스미레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방해하려 하지만, 동시에 유리의 상냥함에 빠져버리고 말죠.^^; 가장 웃긴게 엄마인데 이기주의자에 거짓말쟁이죠. 정말 기본적으로 자신을 중심으로 세계가 돌아간다!는 이론의 소유자일듯. 하여튼 호모에다가 레즈에다가 남매끼리 시도때도 없이 키스하고 거기다 불륜등등의 화려한 요소에 놀랐습니다. (13금이다!;;)
내용은 유리가 그 집안에 살아가면서 그 가족 식구들과 사이좋게 되어 마지막에는 좋아하는 스미레와의 이야기로 넘어가게 됩니다.
저는 솔직히 아무리 처음엔 못생긴 아이라도 중간쯤엔 다이어트해서 애가 확~ 달라질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그게 아니더군요. 몇번 화려하게 나오긴 하지만, 정말로 살을 빼고 예뻐진건 마지막 화 결혼식 장면 그때뿐. 다이어트 해도 실패하고 실패하는 그녀를 보며 약간의 동병상련을 느끼면서도 약간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착한 유리. 착한건 좋은데 말이죠. 내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유리의 요소는 스미레의 죽은 연인 [세리]의 일입니다. 분명 비디오나 사진이나 남에게 들은 이야기를 통해서 유리는 그녀가 예쁘고 착한 사람이라는건 알겠습니다만... 겨우 그걸 가지고 만나서 이야기도 해 본적 없는 사람을 그렇게 추대할수 있는건가요? 만화에서 세리는 마치 신, 천사처럼 표현되는데, 솔직히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그렇게 망상화해서 이미지를 정해놓고 마음속에 커다랗게 간직한다는것 자체가 전혀 이해불가능입니다.. (세리는 또다른 유리의 첫사랑인거야?) 추대도 정도껏 해야지...(-ㅅ-);
그리고 유리를 좋아한 아오이... 솔직히 저는 스미레보다 아오이가 훨씬 좋았습니다. 아오이의 감정도 이해되고요. 아무리 피가 이어져 있다고 해도 다 커서 어이없이 만나게 된 사람에게 형제라고는 그다지 생각되지 않지요. 어쨌든 스미레보다 아오이가 훨~씬 매력 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스미레는 그다지 좋아지지 않더군요. 둘이서 왜 스미레가 좋은건지 전혀 이해 못하겠음. 스토리 상에도 유리랑 좋아하게 된 다음부턴 제대로 등장도 안하고 말이야.. 훗. 아오이랑 되었으면 좋았을걸. 형제설정이 다 뭐람. 쳇.(-ㅅ-);
뭐, 하여튼 정말 복잡한 집안사를 모두 깨부수고 연약하면서 강인한 유리는 스미레를 GET(...)하고 맙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힘들고 괴로웠던 날들은 버리고 행복한 날들이 펼쳐지겠죠. 중간즈음에 약간 끄는듯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결국은 그런대로 재미있게 읽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