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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충 /by 무라카미 류

by 춘양 2005. 11. 12.
공생충
저자 : 무라카미 류 출판사 : 웅진닷컴 발매일 : 2000년 9월

공생충을 읽었습니다. 글자도 크고 내용도 그다지 길지 않다보니 지하철 다니며 시간날때마다 읽었더니 3일만에 다 읽고 말았네요. 그렇다고 이 내용이 재미있냐고 물으신다면 재미는 없습니다. (-ㅅ-);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책이더군요. 왠지 모르게 현실에서 비틀려 있다고나 할까. 정상적인 내용이 아니라는건 확실하군요... 별로 정신건강에 좋은 책은 아닙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우에하라 히로시]라는 인물입니다. 일본에서 유행(?)인 [히키코모리] 중인 남자죠. 히키코모리 란 일본어로 [히키코모루] 즉, 집안에 틀어박혀 밖으로 나오지도 않는 사람을 뜻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이나 한국이나 히키코모리 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하죠. 저도 왠만하면 히키코모리 이고 싶습니다만... 역시 경제적인 문제나 금전적인 문제에서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ㅅ-);
어쨌든 이 [우에하라]는 처음으로 등교거부를 시작해서 몇년간 계속 히키코모리 상태에 있습니다. 정신은 상당히 불안정하고, 몇번 어머니와 함께 병원 치료를 하는데, 항상 어딘지 머리가 이상하고 맘에 안들면 어머니를 마구 패기도 하는... 하여튼 반정도 미친 놈입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TV에서 [사카가미 요시코]라는 여자 아나운서의 [곤충 이야기]에 흥미를 갖고 인터넷으로 그녀의 홈페이지에 자신의 글을 올립니다. 그러나 답신은 [인터바이오]라는 자들에게서 왔죠. 그들은 우에하라가 어릴때 본 죽은자에게서 나온 하얗고 긴 물체를 [공생충]이라고 알려주고 자신들의 비밀 페이지를 알려줍니다.


우선 내용 자체보다 상황에 대해서 너무 이해가 안가는 점이 많습니다. 우에하라는 몇년씩이나 밖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나와야 잠깐 병원이나 어머니와 함께 하는 정도.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힘든 산을 막 오르내리는 체력이 존재하는건지. 게다가 맨날 그렇게 치즈케이크와 단것들만 먹고 방에서 뒹굴대는 주제에 살도 안찌냐. 얼굴만 퉁퉁 부우면 끝인건가. 거기다 전반과 초반의 그 행동력과 사고력에는 어이가 벙벙 합니다. 계략이 깊고 무엇을 하는데 무엇이 필요하다는 등의 지식도 상당히 풍부하더군요. 거기다가 자기가 신이다 어쩌다 하면서 생각하면서도 경찰을 두려워 할때는 웃겼습니다. 신 주제에 경찰이 무섭니? 그 외에도 이것저것 읽으면서 어이없는 부분이 상당하더군요.

책 내용 자체도 소설이라고 보기 보다는 [우에하라]라는 정신병 환자의 관찰일기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주변 상황을 상세하게 서술한 책은 또 의외로군요. 단순한 상황설명이 아니라, 그것이 어떤 내용이고 어떤 상황인지 정말 구체하게 그 내용 그대로를 써 내려갑니다. 독가스에 대한 설명이나, 방공호에 대한 설명만을 지루하게 죽~ 써내려가는 서술에는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특히 마지막 인터바이오의 그 수기에도 당황. 무척 길더군요. (-ㅅ-); 뭐, 그 수기에는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높은 인격의 사람이라서 그들과는 틀리다 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것을 보고 있자면, 우에하라가 자신은 공생충에게 선택된 특별한 인간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행동이 완전히 바뀌어 버린 것과 일치되더군요. 스스로를 높게 생각하면서 망가져 가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유일하게 재밌는 부분은 인터바이오들과의 메일 내용과 마지막의 그들을 죽이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머지는 정말로 그냥 대충대충 확확 읽어버렸습니다. 쓸데없이 구체하고 어려운 말을 나열해 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죠. 이 책에서 공생충이란 단어는 단지 우에하라에게 행동할 계기를 주는 작품일 뿐, 작품 내에서 따로 역할을 하지는 않는군요. 거기다 실재하는지도 인터바이오 놈들 때문에 애매하고요. 인터바이오 놈들도 멍청이입니다. 오라고 그냥 쫄래쫄래 따라가냐. (-ㅅ-);

뭐, 이 책에서 배울 점이라면... 자폐아, 히키코모리를 낫게 하려면 자연의 험함을 인식시키고 훈련시켜라.. 일까나. (-ㅅ-); 그다지 느낌이 좋은 책은 아니었습니다. 무라카미 씨들의 책은 이제 한동안 보고 싶지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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