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인 미치오 슈스케 라는 사람이 꽤 유명한 사람인듯 싶다. 144회 일본 나오키상을 수상하고, 2009년 이 미스터리 소설이 대단하다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사건은 여름방학을 앞둔 종업식날. 등교하지 않은 왕따소년 [S]의 집에 유인물을 주러 S의 집으로 향한 9살의 주인공 소년 [미치오]. 조용한 그 집 안에서 미치오는 목을 매고 죽어있는 S의 시체를 발견한다. 덜덜 떨며 학교에 달려가 그 사실을 알리지만 S의 시체는 이미 사라지고 난 후. 누가 S의 시체를 옮겼을까. 고민하는 미치오의 앞에 거미로 환생을 한 S가 나타난다. S는 미치오에게 "나의 시체를 찾아줘"라고 부탁하고 미치오는 그것을 승낙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어떻게 보면 이 책은 미스터리 소설이라기 보단 판타지 소설이다.
이 책에선 사람이 죽으면 그 시점에서 7일 이후에 환생을 한다고 한다. 그렇게 죽은 사람들이 자꾸 인간외의 것으로 환생해서 미치오에게 말을 걸며 위의 S시체실종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게 된다.
이 책이 현실 미스터리 소설이라 한다면,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은 전부 사이코패스다.ㅋㅋ
사이코패스랄까 다들 정신 한구석이 망가졌다. 인물들은 모두 어딘가 심한 마음의 상처를 입고 있고, 그 상처를 다양한 방법으로 숨기고 표출하고 있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S시체실종사건을 만들었고 주인공 미치오는 그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게 된다. 소재 자체는 신선하긴 한데 재미있다고 말하긴 좀 그래.. 애초에 등장인물들이 다 미쳐있고, 사건의 후반에 가서야 진실을 마구 뱉어내면서 엄청난 급전개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아래는 스포이기 때문에 가려둔다.
우선 이 소설이 판타지가 아니라는 가정하에. 우선 이 책의 주인공 [마야 미치오]가 정신적 충격으로 미쳐있는 상태다.
주인공 주변에 S를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이 죽는데, 전부 곤충이나 동물로 환생해서 미치오에게 말을 건다. 이것 자체가 애가 정상이 아니라는거지. 즉, [사람이 죽어 환생한다]는 아빠의 말은 그저 풍문일 뿐인데 그것을 진짜인것처럼 믿게 된것이다. 그리하여 자신 주변에 있는 죽음을 충격적이고 슬픈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다시 태어나 자신의 곁에 다가올 것으로 보게 된다.
주요 사건은 S의 죽음과 그 시체의 소실이고, 그 사건을 풀어나가는데 거미로 환생한 [S]나 [도코할머니] 동생 [미카]등이 도움을 주는데, 이 인물들 전체가 미치오가 만들어낸 자신의 세계관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주인공 미치오는 굉장히 똑똑하고 영리한 소년이 아닐수 없다. S시체소실사건을 추리해 나가는 과정이 환생한 곤충과 동물들과의 대화인데 그것 자체가 결국 주인공의 환상이며 스스로 만들어낸 세계관. 결국은 자기 혼자서 이끌어낸 것이고 그것이 결론이며 진실까지 도달했다는거다.ㄷㄷㄷ
주인공 미치오는 엄마아빠, 그리고 동생과 함께 사는 4인가족이다.
동생 미카는 3살이라고 하지만 표현되는 지문을 보면 도저히 3살이라고는 생각할수 없을 정도로 잘 돌아다니고 말도 잘하며 공감능력도 뛰어나다. S사건에 있어 항상 오빠를 걱정하고 쫒아다니며 같이 사건의 해결에 도움을 주는 인물이다. 하지만 이 착한 동생 미카는 환생한 [도마뱀]이다.
애초에 이 가족 자체가 망가져있다. 사건은 3년전. 미카를 임신한지 한달반 정도 된 엄마의 생일날. 미치오는 엄마에게 깜짝 이벤트를 해주려고 꽃화분을 준비해놓고 불이 났다고 소리를 지르며 엄마를 부른다. 2층에 있던 엄마는 깜짝 놀라서 달려오다 계단에 발을 헛디뎌 구르고 유산한다. 이 거짓말로 인해 아이를 잃은 엄마는 미치오가 거짓말을 해서 뱃속의 아이가 죽었다며 실제 아들을 증오하고, 나중엔 고통에 못이겨 [도레미쨩 인형]을 미카라고 생각하고 미치오보다 더 극진히 보살피기 시작한다. 아빠는 정신적충격을 받은 아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채 그저 지켜볼뿐 아무말도 못한다.
엄마는 미치오에게 [네가 미카를 죽였다] 라고 몰아붙이고, 아직 어린 미치오는 자기를 매도하는 엄마의 말들에게서 망가질것같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둘러싼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고 그 세계관이 진짜라고 믿게 된 것이다. 죽어도 어차피 다시 태어나 돌아올거라고 생각한다. 도마뱀에게 미카를 연상시킨 것도, 미카가 3살이라는데 그렇게 어른스럽고 상냥했던것은 미치오가 만들어낸 환상속의 동생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중심인물인 S.
거미로 환생했다 하는 미치오의 환상의 인물 중의 하나이며 이야기의 주요 사건을 가장 꼬게 만든 인물.
S는 등장하자마자 자신이 [타살] 당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없어진 [자신의 시체를 찾아달라] 고 말한다. 하지만 이 사건 자체가 미치오의 머리속의 상상일 뿐이다. 사실 S는 [자살] 했고, 자신을 죽였다고 주장하는 [이와무라 선생님]은 S를 죽이지 않았다.
후반에 밝혀지는 진실에 의하면, S와 미치오는 팀으로서 연극을 하게 되었는데 미치오는 연극이 엄청 하기 싫었다. 그래서 종업식날 아침 S의 집으로 찾아가 [너 죽지 않을래?] 가볍게 발언하고 학교로 가버린다. 이후 유인물을 건네주러 다시 집에 찾아오니 S가 목을 메고 죽어있었던 것. S는 거미로 환생해서 다시 미치오의 앞에 나타나서 이와무라 선생님이 자길 죽였으니 그가 숨긴 자신의 시체를 찾아달라 하고, S의 도움이 되고 싶은 미치오는 그것을 승낙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는 또다시 새로운 상상을 한것이다. 미카를 죽인것을 인정하기 싫어 도마뱀으로 한것처럼, S를 죽인것을 회피하기 위해 그가 [타살]이라고 가정하고 추리를 시작한거다.
S가, 미치오가 범인으로 몰고 가려한 [이와무라 선생님].
설마 이와무라 선생님이 정말 소년페티쉬가 있고 S의 옷을 벗겨 희롱했던 일이 있었던건 미치오도 예상하지 못했을거다. 그런 소설을 썼다는 것도.
어쩌면 이와무라 선생과 S의 관계를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기에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 낸걸까. S가 사랑에 목메여 자신에게 친절히 해준 이와무라 선생에게 애증을 느꼈다는 추리전개. 하지만 이와무라는 정말 애기들 좋아하는 변태일 뿐이었다.ㅋㅋ 하지만 그는 환생한 S가 주장하는 유력한 범인이었기에 책의 대부분의 내용을 차지하고 있다.ㅋㅋ
그리고 [S]는 정말 불쌍한 아이다.
아빠는 돌아가시고 엄마는 일하느라 집에 거의 없고. 외적인 모습 때문에 친구들에게 심한 왕따를 당했다. 그나마 자기한테 잘해주던 선생님을 아빠라 생각하고 따랐지만 옷을 벗기고 성적 충족대상이 되었다. 정신적상처를 견디다 못해 자기보다 약한 개나 고양이를 죽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스스로 생을 포기했다. 그나마 기대하던 친구 미치오에게서 [너 죽지 않을래?] 라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 (본인이 엄마에게 제일 듣기 싫어했던 소리를 지 친구한테 하냐. 내가 듣기 싫은 소리는 남도 듣기 싫을거라는 역지사지의 정신을 모르는 사람이 넘 많아) 세계관에서 거미로 환생했지만 미치오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결국 또다시 미치오에게 죽었다...ㅠ
이것도 난 미치오의 방어정신이라고 본다. 자신의 추리가 틀렸다는 것을 S가 거짓말을 했다고, 내가 틀린게 아니라 S가 나에게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이런 전개가 되었다고 남탓을 하는것 같다. 또한 나의 미카와 친해졌다고 생각하는 질투심. 진상이 밝혀지기 시작하자 넌 이제 필요없다며 비참하게 S를 죽여버리고 미카에게 먹여버린다. 왜 미카랑 S가 가깝다고 생각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도마뱀이 거미 보면서 맨날 입맛 다시고 있었나ㅋㅋㅋㅋ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때 사람은 어디까지나 잔혹할수 있다고 하는 말이 나오는데 진심 여기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다 그렇다.
정작 사건의 큰 주축을 맡고 있었던 [다이조] 할아버지.
이분도 어린시절 어머니의 죽음이 트라우마가 되어 환상을 가지게 된 사람이다.
어머니를 땅에 묻기 위해 굳은 어머니의 다리를 굽히는 과정을 우연히 보고, 저 여자들이 엄마의 다리를 부러트리고 있다, 엄마는 살해당했다고 믿게 된다. 이후 그중에 한명이 머리에 돌을 맞아 죽게 되자, 식겁해서 엄마의 무덤으로 가보니 엄마의 시체는 파헤쳐져있다. 다이조는 엄마가 시체여도 살아돌아와 복수한거라고 믿고 두려워한다. 어른이 되어가며 그런 환상을 마음에 묻어두며 살았지만 상처는 치유되지 않았고, 우연한 사건을 통해 욕망이 겉으로 드러나게 된다.
시작은 미치오 뒷자리의 소녀 [스미다]. 교통사고를 당해 가해자에게서 골목 구석에 버려진 그녀를 발견한 다이조는 119에 신고하려 했지만, 그녀가 눈이 흐리멍텅한채 [용서하지 않아] 라며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엄마를 떠올린다. 죽어도 복수를 위해 자기를 찾아올까 두려웠던 다이조는 그녀의 다리를 부러트린다.ㄷㄷㄷ 그녀는 미치오의 세계관에서 백합꽃이 된다.
그리고 S가 죽인 동물시체를 우연히 발견한 후 이제 시체만 보면 다리 부러트리고 싶어 안달났음ㅋㅋ S가 자살하여 더이상 동물시체가 만들어지지 않자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자주 찾아오던 도코 할머니를 죽여 또 다리를 부러트린다. 여기서 자주 도코할머니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이 할머니도 사람이 아니고 죽어 환생한 고양이다.
S의 시체에는 다이조도 매우 놀랐고, 자살한 흔적을 없애고 창고에 그 시체를 숨긴다. S가 불쌍히 여겨져 차마 다리는 부러트리지 못함.
그냥 놔뒀으면 [자살]로 결과지어질텐데 다이조가 숨겼기 때문에 은폐사건으로서 경찰이 활동하고 자신이 붙잡힐까 두려워했던 그는 [반자수]를 해서 가벼운 죄로 처벌을 받고자 하지만, 똑똑한 소년 미치오의 추리에 의해서 결국 죽음을 맞는다. 그 이유도 웃긴게 미치오가 이 세계관에 질려서 이제 끝내버리고 싶었기 때문. 그가 생각한 추리의 범인으로 몰빵을 받은 다이조는 미치오에게 목에 칼을 맞고 죽는다ㄷㄷㄷ 다이조를 안심시키기 위해 자신을 공격한 다이키치를 죽여버리고 일부러 다이키치가 긁는 소리를 내는듯이 칼로 나무를 긁고 있는 모습이 대단해서 소름끼친다.. 그리고 다시 미치오의 환상에 의해 벌레로 환생한다.
언제나처럼 부부싸움이 일어나던 10살의 생일날.
미치오는 진실을 캐묻는 다이조에게 모든 진실을 밝히고, 자신의 방에 불을 지른다. 이때 미카가 그만하라 하고 다이조는 매우 기뻐한다. 미치오의 마음에 있는 두가지의 생각이 반영되었다고 생각한다. 집이 불에 타는 것에 놀란 부모가 위로 올라오고 엄마는 제일 먼저 미카를 찾는다. 그건 미카가 아니라며 인형을 태워버리는 미치오. (도마뱀이 미카도 아닌데 말이지) 빨리 밖으로 나가라는 아빠에게 나는 여기 있겠다고 고집하는 미치오. 그렇게 집은 불에 탄다.
가장 마지막 챕터는 딱 한장정도로 표현도 매우 추상적으로 되어있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집은 불에 탔고 엄마아빠는 미치오와 미카를 창문 밖으로 던지고 본인들은 죽었다. 그리고 미치오의 환상속 인물들이 되었다. 장례식 발언, 자신에게 항상 욕만 해대던 엄마가 미치오를 매우 걱정하는 모습, 또 마지막 노을을 향해 걸어간 그림자 묘사가 그것을 암시한다. 미카는 살았고, 다이조는 불에 타 죽었는데, 다이조는 그에게 현실을 밝히려 했고 모든 이야기가 끝나는 것을 좋아했던 인물이다. 결국 자신의 세계를 보듬어주는 미카만이 살아서 미치오와 살아간다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그리고 다시 책 처음으로 돌아왔을때의 미치오의 회상을 들으면 미카는 4살에 죽었고, 아직도 그 유골을 쓰다듬으며 그를 생각하는 모습에 여전히 세계관에 붙잡혀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결국 모두가 망가져 있는데, 큰 원인은 역시 [자기방어]에 기조하고 있다고 본다.
인간은 살기 위해서 [자신이 제일 소중] 하며,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이 진짜라고 믿는다.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이 [진짜 세계] 라고 [허구가 현실] 이라고 믿는다면 그것은 그 사람에게 있어 진짜가 된다. 사이비종교에 심취하는 사람들이나 아이돌을 숭배하거나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어떤 얘기를 하든 자기가 좋을대로 해석하는것도 마찬가지. 어떻게든 자기에게 유리한 형태가 되도록 뇌가 움직이며 현실을 자기에게 좋을대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것이 객관적인 현실과 매우 동떨어져있다는것을 본인이 느꼈을때 매우 심한 배신감과 충동을 느낄것이다. 인간에게 감정이란 것이 있어서 그런걸까. 객관적으로 어떤것을 보는것은 매우 힘들다. 그것을 확대해석되면 이 소설같은 얘기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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